전국 대학·지역이 함께 쓸 수 있는 ‘KISS형 유학생 지원 표준모델’

부제: “각자도생 말고, 같이 쓰는 설계도 하나 만들자”

앞선 ①·②·③편에서 우리는

  • ① 전국 지자체 유학생 정책 흐름,
  • ② 중앙정부·법무부의 취업·비자 정책,
  • ③ 전북·전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 모델과 KISS의 역할

을 살펴봤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참고해서 쓸 수 있는 공통 설계도(표준모델)는 없을까?”

 

현재는 각 지자체·대학이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도,
거의 매번 처음부터 새로 그리다시피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속도도 느리고, 실패도 반복됩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전국 대학·지자체가 함께 참고할 수 있는
‘KISS형 유학생 지원 표준모델’을 제안해보려 합니다.


1. 왜 “표준모델”이 필요한가?

이미 전국 곳곳에서 자기 지역 버전의 유학생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 인천은 재외동포청·RISE·지역 대학·산업체가 함께하는
    “인천형 글로벌 정주지원 모델”을 구축해,
    유학생의 학업·취업·정주를 함께 보는 거버넌스를 꾸렸습니다. (newsnjob.com)
  • 충북은 도 단위 RISE 사업을 통해
    “충북형 K-유학생 모델”, 광역형 유학 비자, 지역특화 비자(F-2-R) 등을 연계해
    15개 대학과 유학생 정주 지원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UNN 뉴스)
  • 여러 연구·보고서에서는
    “대학의 유학생 지원 체제를 강화하려면
    한국어·학업·생활·취업·상담을 포괄하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수원여대)

하지만 현실은 이렇습니다.

  • 지역·대학마다 구성은 비슷한데 이름만 다르고,
  • 좋은 사례가 있어도 서로 표준화·공유가 잘 안 되고,
  •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시스템도 흔들리는 일이 반복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각 지역이 자기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쓰되,
기본 뼈대는 같이 쓰는 표준모델이 있었으면 좋겠다”

 

는 요구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KISS형 표준모델은 정답 1개가 아니라,
공통 뼈대 + 지역·대학별 옵션”을 가진 설계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2. 국내외 사례에서 보이는 공통 요소들

여러 지역·대학 사례를 겹쳐 보면,
성공적인 모델에는 몇 가지 공통된 키워드가 반복됩니다.

  1. 거버넌스(Governance)
    • 지자체·대학·기업·유학원·지원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위원회
    • 인천형 정주지원 모델, 충북형 K-유학생 모델 등은 모두
      “대학-지자체-산업체 협력 거버넌스”를 핵심으로 둡니다. (newsnjob.com)
  2. 통합지원센터(One-stop Center)
    • 생활·상담·언어·법률·취업 정보를 한 곳에서 연결해 주는 창구
    • 국내 우수사례집·지방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유학생은 이미 너무 많은 창구를 떠돌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반복됩니다. (수원여대)
  3. 산학·지역 연계 프로그램
    • 현장실습학기제, 산학협정 기반 인턴십, 지역기업 매칭 등
    • 구미대–호텔, 서정대–조선업체, 충북·대구 등 여러 곳에서
      “유학생-지역기업 실습/취업 프로그램”이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UNN 뉴스)
  4. 정주(거주)까지 보는 장기 트랙
    • 광역형 유학 비자, 지역특화형 F-2-R 비자 등
    • “유학 → 취업 → 정주”를 하나의 연속된 흐름으로 설계하는 정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UNN 뉴스)

KISS형 표준모델은
이 공통 요소들을 법률·권익 보호 축과 엮어서
전국 어디든 적용 가능한 기본틀”로 정리해보는 시도입니다.


3. KISS형 유학생 지원 표준모델 – 5개의 축

KISS형 표준모델은 다음 다섯 축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1. 거버넌스 구조(누가 함께할 것인가)
  2. 조직·공간 모델(어디에서 어떻게 만날 것인가)
  3. 서비스 프로세스(언제, 무엇을, 어떤 순서로 도울 것인가)
  4. 핵심 프로그램 메뉴(무엇을 실제로 제공할 것인가)
  5. 데이터·평가·확산(어떻게 배우고, 고치고, 나눌 것인가)

각 축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3-1. 거버넌스 구조: “한 도시, 하나의 테이블”

표준 기본형은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 광역(도) 단위
    • 광역단체(도/광역시)
    • RISE 사업단·국제협력기관
    • 출입국/법무부 지역사무소
    • KISS(법률지원본부)
    • 경제·산업·고용 관련 기관
  • 기초(시/군) 단위
    • 시청/군청(다문화·외국인·교육·청년부서)
    • 외국인지원센터/다문화센터
    • 관내 대학 국제교류처·대학 본부
    • 지역 은행·기업·병원·언론·市민단체
  • 대학 단위
    • 총장(또는 대외부총장) 직속 유학생지원위원회
    • 국제교류팀·학생처·취업처
    • “우리학교 변호사” 등 상설 법률 파트너
    • 유학생 대표, 내국인 학생 대표

이 세 층이 함께 앉는
“유학생·글로벌인재 지원 협의회(가칭)” +
각 대학의 유학생지원위원회를 세트로 두는 구조입니다. (프레시안)

여기서 KISS는

  • 광역·기초 협의회에서는 법률·인권·정주 분야 자문기관,
  • 대학위원회에서는 법률·비자·노동 상담 창구로 참여합니다.

3-2. 조직·공간 모델: “One-stop Center + Campus Law Clinic + Local Hub”

표준모델의 공간 구조는 3중 구조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1. 지역 외국인·유학생 통합지원센터 (One-stop Center)
    • 지자체가 주관하는 센터
    • 통·번역, 생활·행정 안내, 한국어 교육, 취업·정주 정보 제공
    • 이 안에 KISS 법률·권익 상담 창구를 상설 설치
  2. 캠퍼스 법률 클리닉 (Campus Law Clinic)
    • 각 대학 내 ‘우리학교 변호사’ 상담실
    • 주 1회 또는 월 1~2회 정기 대면상담 + 상시 온라인 문의
    • 학사·비자·노동·주거·범죄피해 등 학교 안팎의 이슈를 포괄
  3. 로컬 허브(Legal & Settlement Local Hub)
    • 광역·기초 단위에서
      KISS + 외국인지원센터 + RISE/국제협력기관이 함께 운영하는 허브
    • 사건·사례가 복잡해졌을 때
      (법률·심리·의료·주거·고용이 한 번에 얽힌 경우)
      조정·연결·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이 구조를 쓰면,

  • 유학생은 “학교 안에서는 우리학교 변호사,
    학교 밖에서는 외국인지원센터”를 떠올리면 되고,
  • 두 공간은 KISS를 중심으로 서로 정보와 사례를 자동으로 공유하는 형태가 됩니다. (clik.nanet.go.kr)

3-3. 서비스 프로세스: “입국부터 졸업·정주까지 4단계”

표준 서비스 흐름은 4단계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입국·초기적응(0~6개월)

  • 공항·입국 안내, 기숙사·주거 안내
  • 오리엔테이션:
    • 생활·교통·안전
    • 기본 법률·비자 상식
    • “어려우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
  • 한국어·학업 기초 프로그램, 멘토링 매칭

2단계. 학업·생활 안정(6~24개월)

  • 정기 법률 클리닉 (우리학교 변호사)
  • 한국어·전공 튜터링, 학업·장학 상담
  • 생활·문화 교류 프로그램 (내·외국인 학생 교류, 동아리, 축제 등)(수원여대)

3단계. 취업·비자·정주 준비(졸업 전 6~12개월)

  • 비자·취업 설명회 (D-10, E-7, F-2-R 등)
  • 현장실습학기제, 인턴십, 기업 매칭
  • 이력서·면접·노동법 교육
  • 지역기업·은행·지자체가 함께하는 “정주 패키지 설명회”(한국직업능력연구원)

4단계. 사후관리·동문 네트워크(졸업 후)

  • 취업 후 노동·체류·주거 문제 발생 시
    KISS·센터·대학이 함께 지원
  • 유학생 출신 동문 네트워크 운영
  • 자국으로 돌아간 유학생을 위한 “글로벌 동문-지역 연결 프로젝트”

이 네 단계가
어느 지자체·대학에서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기본 프로세스”가 됩니다.


3-4. 핵심 프로그램 메뉴: “모든 지역이 공통으로 가져야 할 6개 묶음”

표준모델에서는, 다음 6가지 프로그램 묶음을 “필수 메뉴”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1. 법률·인권·분쟁조정
    • 우리학교 변호사 정기 상담
    • 체류·비자·노동·주거·범죄피해 상담
    • 인권·차별·성폭력 예방 교육
    • 분쟁조정·연계 지원 (경찰·법원·공공기관)
  2. 언어·학업 지원
    • 한국어 교육(수준별, 목표별)
    • 논문·보고서 작성 지원, 튜터링
    • 유학생–내국인 학습 멘토링 프로그램 (수원여대)
  3. 취업·비자·경력 개발
    • 취업·창업 설명회, 진로 상담
    • 현장실습학기제, 인턴십, 기업 매칭
    • D-10, E-7, F-2-R 등 비자 연계 안내와 실제 신청 도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4. 생활·정주 지원
    • 주거·교통·의료·보험 안내
    • 다국어 행정 안내, 통·번역 지원
    • 지역 축제·봉사활동 참여 연계
  5. 심리·위기 개입
    • 우울·불안·외로움·문화충격 상담
    • 자살·자해·폭력·학대 등 위기 상황 개입 매뉴얼
    • 병원·전문기관 연계 프로토콜
  6. 커뮤니티·문화 교류
    •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
    • 유학생의 날, 다문화 축제, 언어교환 라운지 등
    • 유학생-지역주민-청년의 만남을 돕는 행사

핵심은 이 6묶음을 “메뉴판”처럼 표준화하고,
각 지역·대학이 자신의 자원과 특성에 맞춰

  • 어떤 프로그램은 직접 운영하고,
  • 어떤 프로그램은 KISS·센터·시민단체와 함께 운영하며,
  • 어떤 부분은 인근 지자체와 권역형으로 묶어 운영할지를 정하면 된다는 점입니다. (GI 연구소)

3-5. 데이터·평가·확산: “숫자로 말하고, 사례로 설득하는 구조”

표준모델에서 꼭 필요한 마지막 축은 데이터와 평가입니다.

  1. 공통 지표 설정
    • 예:
      • 유학생 수·국적·전공 분포
      • 상담 건수 및 유형(법률·비자·생활·심리 등)
      • 취업·정주(비자 전환) 실적
      • 프로그램 참여율·만족도
  2. 공동 데이터베이스(공유 가능한 범위 내)
    • 대학·센터·KISS가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선에서
      “어떤 문제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를 함께 보는 구조
  3. 연 1회 이상 ‘유학생 지원 성과 보고회’
    • 지자체·대학·기업·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 숫자(KPI)와
      • 사례(스토리)를 함께 공유
  4. 국가·타 지자체로의 확산
    • 성과가 확인된 프로그램은
      • 지침·매뉴얼·교육자료 형태로 정리해
        다른 지자체·대학에서 바로 가져다 쓸 수 있게 공개
    • 이런 구조를 연구·정책 보고서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유학생 정주 지원 전략의 모범 사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가전략정보포털)

4. 대학·지역 유형별 적용 가이드 (간단 버전)

같은 표준모델이라도,
지역·대학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적용 방식은 달라야 합니다.
대략 이렇게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대도시·광역형 (서울·부산·대구·인천·광역시 등)
    • 광역단위 거버넌스 + 권역별 센터
    • 여러 대학을 묶은 권역별 KISS 법률허브
    • 복잡한 비자·정주 정책과 연계
  2. 중규모 도시형 (전주·청주·수원·창원 등)
    • 시 단위 외국인지원센터 +
      중심대학 몇 곳과의 협력으로
      “시-대학-법률본부” 삼각형 구조 만들기
  3. 군 단위·소도시형
    • 단독으로 센터·프로그램을 모두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
    • 인접 도시·광역단위 모델과 연계해
      “찾아가는 법률·정주 서비스” 형태로 구현
  4. 캠퍼스 타운형(대학이 도시의 중심인 곳)
    • 대학이 곧 도시의 핵심 인프라일 때
    • 캠퍼스 안에 사실상 도시형 통합지원센터를 두고
      지자체가 거기에 붙는 방식도 가능

KISS형 표준모델은
이 네 가지 유형 어디에나 적용하되,
뼈대는 같고 살만 다르게 붙이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UNN 뉴스)


5. KISS가 맡을 수 있는 구체적인 역할

마지막으로, “표준모델” 얘기를 했으니
KISS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실무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표준 매뉴얼·툴킷 개발
    • 유학생 법률·비자·노동 상담 매뉴얼
    • 우리학교 변호사 운영 지침
    • 지자체·대학용 협약서·양해각서(MOU) 템플릿
    • 다국어 비자·생활 가이드북 템플릿
  2. 컨설팅 & 교육
    • 지자체·대학 유학생 담당자 교육
    • 외국인지원센터·RISE·국제협력기관과의 합동 워크숍
    • 변호사·통역사·상담가 대상 유학생 특화 연수
  3. 권역별 법률허브 구축
    • 전북에서 시작한 모델을
      충청·경상·전라·강원·수도권 등
      권역별 KISS 파트너 네트워크로 확장
  4. 정책 제안 & 연구 협력
    • 수집된 사례·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자체·중앙정부에 정책 제안
    • 연구기관·대학과 공동으로
      유학생 정주·법률·정책 연구 수행 (ScienceON)

맺으며 – “표준이 있으면, 현장은 더 창의적일 수 있다”

표준모델을 만든다고 하면,
“지역 특성이 무시되는 건 아닐까?”
“우리만의 색깔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뼈대(표준)가 있어야,
살(지역의 창의성)을 마음껏 붙일 수 있습니다.

 

KISS형 유학생 지원 표준모델은

  • 중앙정부와 지자체 정책,
  • 대학의 역량,
  • 지역 기업·금융·의료·문화 자원,
  • 그리고 무엇보다 유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보자는 제안입니다.

전북·전주에서 시작한 KISS 모델이
이 설계도 위에서 조금씩 구현되고,
그 결과가 전국으로 공유되는 날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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